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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와 같은 능력을 갖춘다

SW중심사회 KISTI 과학향기 2017-07-27 2737명 읽음

<KISTI의 과학향기> 제2975호

컴퓨터과학자이자 SF 작가인 베너 빈지(Vernor Vinge)는 1993년 ‘특이점(singularity)’이란 개념을 처음 내놓았다. 이 개념은 기술의 발전이 점점 빨라져 결국엔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계 지능이 탄생할 것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특이점이란 아이디어는 ‘무어의 법칙’에 기초하고 있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제시한 이 법칙은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년 내지 18개월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다시 말해 컴퓨터 처리속도가 일정 시기마다 배가 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 의미다. 
 
당시 빈지 박사는 기계 지능의 폭발 시점, 즉 특이점이 도래할 시기를 2005년에서 2030년 사이로 예측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AI)의 특이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세계 바둑 1위 커제와 대결을 벌여 3연승을 한 알파고다. 2016년 당시 이세돌 9단과 대국할 때만 해도 알파고는 인간의 기보로 학습했다. 그러나 커제와의 대국을 앞두고 알파고는 기보에 의지하지 않고 자율학습을 실시했다. 즉 인간의 기보에 없는 바둑의 수까지도 창조하는 단계로 발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커제와의 바둑 대결을 통해 알파고가 직관과 창의성을 모두 갖췄음을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대국의 당사자인 커제 역시 알파고 바둑의 특징 중 하나로 창의력을 꼽으면서 앞으로 알파고를 바둑 스승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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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패배한 커제는 알파고의 창의력을 특징으로 꼽으며 알파고를 바둑 스승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창의력은 지식을 합성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능력을 말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지 못할 것으로 꼽힌 가장 유력한 능력 중의 하나가 바로 창의력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이제 창의력도 서서히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의 또 다른 단점을 꼽자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다양하게 발생하는 불예측성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입력된 프로그램대로만 움직이는 컴퓨터는 이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DARPA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뇌를 따라 만든 시스템으로 유기체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인공지능은 학습한 적 없으며 예측하지도 못한 불규칙한 상황에 직면해도 자기 나름대로의 대응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지난 5월 개최된 2017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을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소개했다. 인공지능으로 새로운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는 ‘오토ML’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의 신경망은 주로 과학자나 엔지니어 등 전문가 집단이 막대한 시간을 들여 구축해야 했다. 보통 강화학습이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시행착오, 보상 등을 통해 마치 강아지를 훈련시키는 것처럼 컴퓨터를 학습시킨다.
 
그런데 오토ML은 말 그대로 인공지능이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갖추게 될 때까지 스스로 반복학습을 실시한다. 따라서 오토ML이 개발되면 프로그래밍이나 알고리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원하는 결과만 지정해주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시스템을 설계해준다.
 
구글의 목표는 수십만명의 개발자가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신경망을 오토ML을 이용해 3~5년 이내에 개발하는 것이다. 성공할 경우 비전문가도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특정 필요에 맞도록 맞춤형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어 모든 사람의 일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테크놀로지 매체인 ‘IEEE 스펙트럼’은 최근 발행한 특별판에서 인공지능의 특이점이 언제 도래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구글 이사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와 같은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5년 레이 커즈와일은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는 시기를 2045년으로 예측했다. 불과 12년 만에 특이점의 시기를 16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약간의 차이는 보였지만 인공지능의 특이점은 반드시 올 것이며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림2. 레이 커즈와일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기를 2029년으로 앞당겼다.
 
물론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과학자들도 있다. 현재 인간은 생물학적 지능의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인간의 지능을 그대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아직 등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특이점의 근거가 되는 무어의 법칙도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다.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원자의 크기에 도달해 곧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특이점에 대해 회의적인 과학자들은 이것이 특이점에 쉽게 도달할 수 없음을 알려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본다.
 
한편 특이점의 등장을 걱정하기보다는 다양성(multiplicity)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인공지능이 언제 인간을 능가하게 될 것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인공지능과 협력할 수 있는가를 고민할 때라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기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능분야에서도 인간을 능가할 수 있는 토대가 하나 둘 쌓여가고 있다. 이제 인간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경기에서처럼 경쟁할 게 아니라 협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할 때다.
 
 
글: 이성규 과학칼럼니스트 / 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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